노년의 행복한 삶
Dr. Jeannie Choi
‘10 월의 어느 멋진 날에 ....’ 이라는 굵직한 목소리가 단풍의
색깔처럼 들리는 계절이다. 가수 이용 씨의 ‘잊혀진 계절’ 행복에 눈을 돌리며 자족하는 노년의 삶을 살아야 할 것 같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 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자족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연과 모든 생명의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은 그대의 무상함을 보며 마음의 집착을 버리는 삶이다. 단순하고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소박한 삶을 지향하며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서 희망을 보려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하는 삶, 현재에 집중하며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진실을
슬퍼요. 나를 울려요.’ 형상화하려 애쓰는 삶, 삶의 서글픔도 영혼의 황홀한 음악이
될 수 있음을 알며,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이들과 나누며
사는 삶, 폭넓은 사유를 위해 책과 음악 그리고 친구를 소중히
최근에 행복한 노년을 위한 인생 지도란 소제목이 붙은 <마흔에서 생각하는 삶이라 생각한다.
아흔까지>란 책을 읽게 되었다. 행복한 노년, 그게 어떤 것일까
생각의 꼬리를 물게 하는 말이다. 사실 우리의 부모님들은 노년의 행복을 체험하면서 그것을 의식하기란 쉽지 않다. 행복한 순간이
삶에 대해선 거의 생각지 않고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죽는 과거로 지나가고 그때를 되돌아보면서 자신들이 갑자기 그
날까지 자신은 생각해 보지도 못하고 그저 자식과 가족들을 위해 순간이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깨닫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것은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죽음 앞에서 고게 한 번 제대로 커피 한잔, 허름한 화덕, 바닷소리처럼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들어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고 말았던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그게 아니다. 자녀들이 제 길을 찾아가 버린 빈 마당에서
그제야 나는 무언가를 생각해 보게 되지만 그땐 내 힘으로 무엇 인생 후반의 우리는 힘든 고기잡이를 끝내고, 만선의 깃발을
하나 해 볼 수 있는 게 없는 한심한 존재가 되어 있는 것이다. 펄럭이며 힘겹게 항구에 닻을 어부들과 같다. 폭풍우 속의 파도를
후회와 절망, 다행히 경제적 힘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헤치며 내 안의 절망과 싸워 이기고 돌아온 어부들은 육지의
그렇지 못하면 참으로 불쌍한 인생이 되어 버린다. 안식처에서 지는 노을을 바라보는 휴식이 필요하다.
노년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 “그래, 이제까지 잘 왔어!”
책에선 ‘꽃피는 청춘에 다하지 못한 것을 얻게 되는 나이 듦의
선물’로 노년을 정의했다. ‘아무나 노년이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의 사소함 들을 기적이라고 받아드리며 자신을
질병과 전쟁과 사고에서 일단 살아남아야 노년을 맞을 수 있다고 위로할 때 우리는 행복한 순간들과 만나게 된다. 자족하는
했다.’ 곧 열심히 건강을 지킨 사람만이 노년에 이룰 수 있다는 마음가짐은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된 삶의 방식이라 생각이
말이다. 든다. 감사가 많을수록 더 많은 행복한 순간들과 만나는 것 같다.
건강, 이보다 더 중요한 조건도 없으리라. 건강하지 못하면 지금도 뒤뜰의 나뭇잎들이 떨어지면서 내게 이용 씨의 ‘잊혀진
살아있다고 해도 산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물론 거기엔 몸뿐 계절’의 음을 들려주고 있다.
아니라 마음도 마찬가지다. 물질에 대한 욕심, 자녀에 대한 10 월 28 일 2015
집착, 지난 젊음에 대한 향수는 버리고, 감사하는 마음, 웃는 얼굴, 강정애
무엇이든 즐거운 마음으로 하라고 했다.
나이 든다는 쓸쓸한 자각이 희망이기도 하고 절망이기도 하다.
조건과 상황의 굴레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