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26
‘야간비행(Vol De Nuit)’
‘야간비행(Vol De Nuit)’
사명에의 헌신으로 아름다웠던 영웅들을 기억하며
영웅들의 이야기는 1920년대 후반~30년대 초반으 사명에 헌신하는 사람들
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에어 프랑스(Air France)’
가 남미 우편 항공망을 개척하던 시절에 활약했던 조 놀라운 사명을 띠고, 그걸 완수해내는 영웅이란 이를테면 이
종사들과 엔지니어들 그리고 그들의 지휘관이 엮어 런 사람이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낸 드라마다. 그들은 민간 항공사에서 일하는 직업인 까지 우편 항공기를 몰고 오는 조종사 펠르랭. 그는 종종 악천후
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일한 것은 비단 돈 때문만은 속에서, 그것도 밤중에 안데스 산맥을 넘어야만 한다. 산등성이
아니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명(使命)의 화신’이었 도 산봉우리도 죄다 날카롭게 곤두서서 자신을 찔러 올 것만 같
다. 작가 생텍쥐페리(Saint-Exupery)는 소설 「야간비 은데, 세찬 바람을 뚫고 장애물들을 피해 우편기를 몰고 가는 것
행((Vol De Nuit)」에서 최고 지휘관인 리비에르의 독백 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안데스 산맥이 피워 올린 잿빛 화염(구
을 통해 그들을 이렇게 묘사했다. “무릇, 군중 속에는, 름) 속에서 맹렬히 싸웠다는 것밖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놀라운 사명을 띤 그는 착륙한 뒤 “에이 ××”하는 욕과 함께 원기 있게 침을 땅바
사람들이 더러 있지. 그들 자신조차도 그 사실을 깨닫 닥에 뱉어내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숙소로 돌아간다.
지 못하지만…… 만약 그런 사람들이 없다면…….”
악전고투 끝에 돌아온 그 자신도, 그를 맞이하는 지휘관인 리
박경욱 - 본지 발행인, 제이미파커스(리커버리) 대표 비에르도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리비에르는 “어떻게 해냈나?”
하고 물으면 별 과장 없이 그저 덤덤하게 비행 상황을 보고하는
펠르랭을 좋아했다. 다른 부하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들 충성
심이 강하고 위험을 기꺼이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며, 그런 위
험천만한 직업에 대해 ‘조용한 긍지’를 지닌 사람들이었다. 그들
을 길러낸 건 바로 리비에르였다.
회복의 심리학
나이 오십의 백전노장 리비에르는 에어 프랑스 사의 남 칠레, 파타고니아, 파라과이로부터 각각 우편기가 들어온다.
미 우편항공망 책임자(소장)이다. 본부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대략 자정~새벽 1시까지 들어오면 새벽 2시경에 파리 행으로
에 있다. 작은 키에, 일할 때는 늘 망토를 걸치고 모자를 눌 우편물을 실어 보낸다. 그러면 하루가 청산된다. 지친 승무원
러 쓰는 그는 언제나 영원한 여행자 같은 모습이었다. 그는 들은 쉬러 가고 새 승무원들로 교대된다. 리비에르도 숙소로
매우 엄격한 사람이었다. 봐주는 게 없었다. 심지어 그 험한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불안한 휴식이다. 내일은 내일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펠르랭에 대해서도 사소한 실 의 임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은퇴하지 않는 한 평
수에 책임을 물어 벌칙을 내리도록 감독관인 로비노에게 명 화도 없고 승리도 없을 것이다. 모든 우편기가 최종적으로 도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로비노, 자네 말이지. 어쩌 착하게 되는 일이란 없을 테니까.
면 내일 밤에라도 조종사에게 위험한 출발을 명령해야 할지
도 몰라. 그리고 그는 자네 명령을 따라야만 하네. 자네는 어 세 대의 우편기 중 조종사 펠르랭이 모는 칠레 선(線)이 굉
쩌면 자네보다 훨씬 가치 있는 사람들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 음과 함께 들어 왔다. 리비에르는 펠르랭과 악수하고 그를 집
다는 사실을 명심하게. 부하들을 사랑하되, 절대 부하들에게 으로 보낸 뒤 불안스레 나머지 두 대를 기다린다. “이 항공망
사랑한단 말을 하지 말게. 늘 엄하게 다루도록!” 의 얼굴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지만 너무나 가혹하다. 우리
에게서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을 앗아갔는가.” 그럼에도 불구
야간비행과 리비에르 하고 비행기는 계속 띄워야 한다. 그것은 그가 짊어진 숙명이
자 피할 수 없는 사명이다. 그 일은 그의 ‘전(全)존재’ 그 자체
리비에르는 특히 안전과 직결된 사안일 경우에는 아무리 인 것이다. 잠시 후, 새벽 1시 15분이면 두 번째 우편기, 조종
작은 실수라도 가차 없이 혹독한 처벌을 내렸다. 어느 날은 사 파비앵이 모는 파타고니아 선이 들어올 것이다.
기술 책임자로부터 엔진을 분해하는 중에 전기회로에 문제
가 있다는 보고를 받자 회로 조립 엔지니어의 업무를 박탈했 야간비행과 파비앵
다. 엔지니어인 로블레는 사정했다. “제발 한번만 봐주세요.
이 일은 제 인생의 전부입니다. 1910년에 부에노스아이레스 리비에르의 충직한 부하 조종사 파비앵은 어제 저녁 7시30
의 비행기를 최초로 조립한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엔지니 분 파타고니아의 코모도로 비행장을 이륙했다. 대략 6시간 뒤
어는 그보다 연장자였고 남미 항공망 개척의 공로자이기도 인 새벽 1시15분이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다. 파비앵의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업무를 회수하고 잡역부로 발
령을 냈다. 생텍쥐페리(Saint-Exupéry)의 「야간비행(Vol De Nuit)」 프랑스어
판. ‘놀라운 사명감’으로 흔들림 없이 야간비행 항로를 개척한
그날 저녁 리비에르는 생각에 잠겼다. “나도 내가 하는 일 이 소설의 주인공 리비에르는 실존인물이었다. 그는 1920년대
이 정당한지 부당한지 잘 모르겠어.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 에어 프랑스(당시 명칭은 ‘라떼꼬에르’) 사의 운항부장이었던 디
가 엄하게 굴면 사고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거야. 내가 가혹 디에 도라(Dider Daurat)이다. 실제로, 파일럿 생텍쥐페리는 그
하게 내쫓는 것은 저 사람이 아니야. 나는 그를 통해서 나타 엄한 상사 밑에서 훈련받았고, 남방우편항로 개척에 참여했다.
나는 잘못을 내치고 있는 거지. 잘못이 어디에서 생겼든 그
걸 발견했을 때 뿌리 뽑지 않으면, 전등 고장과 같은 고장이
여기저기 생겨나지. 그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발견하고서
도 눈감이 준다면 그건 범죄야!” 그는 이렇게 싸우면서 남미
의 우편 항공망을 지휘해왔다.
더욱이 그는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야간비행’이라는 새
로운 시도를 하고 있었다. 리비에르 이전에는 남미 지역을
운항하는 자사의 우편기들은 해 뜨기 한 시간 전에만 출발했
고 해 지기 한 시간 전에 도착해야 했다. 그러나 리비에르는
반대자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우편기를 깊은 밤 속으로 떠
나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시간은 단축될 것이니까.
조종사들이 남미 각지에서 유럽으로 배달될 우편물들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싣고 오면 그걸 수합해서 파리 행 우편
기에 실어 보냈다. 리비에르가 그 최종 책임자였다. 오늘은
야간비행은 순조로웠다. 고요한 날씨 속에 잔잔한 구름이 짓 기했다. 폭풍이 너무나 넓게 펼쳐져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
는 가벼운 파문으로 밤이 찾아오고 있었다. 이런 때에 그의 우 단 폭풍 아래로 지나가 보고 그래도 여의치 않으면 돌아가야
편기는 거대하고도 행복한 정박지로 들어서는 배와 같았다. 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무선사에게 다음 비행장인 트렐레우
와 교신하도록 지시했다. 그곳에는 4분의 3이 구름으로 덮여
첫 번째 기착지인 산 훌리안 비행장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있다고 기별이 왔다.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어둠 속에서 20분
수족관처럼 고요했고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모든 비행장들 만 버티면 트렐레우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불안했다. 산봉
은 ‘하늘 맑음, 바람 없음’이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하지만 무 우리들이 숙명처럼 기체를 향해 돌진해 들어오는 것 같았다.
선사는 좀 꺼림칙했다. “뇌우가 얼마나 심한지 이어폰이 온통 다시 무선사에게 후방의 기상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끔찍한
잡음으로 가득합니다. 여기서 하룻밤 묵어갈까요?” 파비앵은 대답이었다. 코모도로로 귀환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착륙
“그냥 갑시다.”하고 대답했다. 우편기는 제 시간에 도착해야 이 가능한 인근의 비행장들을 모두 알아봤다. 산 안토니오, 바
하니까! 무선사는 과일 속에 벌레가 들어 있듯이 어딘가에 뇌 이아블랑카, 트렐레우 등 모든 비행장이 갑작스런 폭풍 속에
우가 박혀 있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들은 산 훌 휩싸여 있다는 것이다.
리안에서 10분 쉬고 다음 비행장을 향했다. 기체에 아무런 흔
들림이 없고 자이로스코프, 고도계, 엔진 회전율이 일정하게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본부로 다음과 같이 전보를 치라
유지되자, 파비앵은 살짝 기지개를 켜고 가죽의자에 몸을 기 고 명했다. “사방이 막혔음. 1,000km에 걸쳐 폭풍. 아무 것도
대고서 형용할 수 없는 희망을 음미하게 하는 비행의 깊은 명 보이지 않음.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들은 꼼짝없이 폭풍에
상을 시작했다. 갇히고 말았다. 앞으로 1시간 40분 후에는 연료는 바닥나기에
새벽까지 버틸 수도 없다.
다음 비행장은 트렐레우. 무선사의 원치 않았던 예감이 현
실로 나타났다. 멀리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대기의 광란, 즉 왜 수백만 명의 남자 중 이 남자만이…
뇌우(雷雨)의 첫 소용돌이가 기체를 공격해 왔다. 갑작스런 기
상변화로 사방 천지에 조종실의 전등불 말고는 아무 것도 보 여기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새벽 1시경이다. 그 시간이면 남
이지 않았다. 이어 기체는 폭풍을 맞았다. 파비앵은 회항을 포 편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을 비행하기에 파비앵의 부인 시
몬 파비앵은 잠에서 깨어 커피와 식사를 준비한다. 1시 15분이
면 모든 준비가 끝나고 그 시간이면 파비앵은 착륙한다. 결혼
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부인은 남편이 얄궂은 숙명 속에
산다고 생각하곤 했다. 누군가 “전투준비!”하고 소리치면 단
한 사람, 남편만이 벌떡 일어나 나갈 것 같았다. 왜 수백만 명
의 남자 중 이 남자만이 얄궂은 희생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
는지 서글프기만 했다. 남편을 먹여주고 보살펴주고 보듬어준
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편을 잡아가게 될 이 밤을
위한 일인 것처럼 느껴지곤 했다.
새벽 1시 15분, 부인은 비행장에 전화를 걸었다. 남편 도착
했느냐고. 상대가 대답이 없다. “연착인가요?” “네.” 그리곤
다시 말이 없다. 부인의 입에서 상처 입은 짐승처럼 탄성이 나
왔다. 남편은 저녁 7시30분에 코모도로를 이륙, 2시간이면 트
렐레우에, 6시간이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하는데, 아직
트렐레우에도 도착을 안 했다고 한다. 절망적이었다. 그녀는
책임자인 리비에르와 전화를 연결했다. 리비에르는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부인을 다독였으나 그녀는 더 이상 듣고 있지
않았다.
이미 제대했던 생텍쥐페리는 프랑스 공군에 두 번이나 더 들어갔다. 리비에르는 남쪽 비행장들에서 온 모든 전보들을 뒤적였
그는 전쟁 막바지였던 1944년 7월, 마지막 정찰출격에 나섰다가 돌 다. 이미 전화선은 다 끊긴 상태였다. 전화선이 끊기기 전에
아오지 못했다. 독일군 전투기에 의해 격추되어 지중해 상공에서 산 회신한 전보들은 마치 침략의 전진을 알리듯 태풍의 전진을
화했다. 자신의 작품 「야간비행」의 용감했던 조종사 파비앵의 뒤를 알려왔다. ‘내륙지방 안데스 산맥으로부터 태풍 발생. 모든 항
따랐다.
로를 휩쓸며 바다를 향해 이동 중.’ 부하의 비행기가 이 밤의
심연 속 어디에선가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파비앵의 우편기는 폭풍을 맞아 바다로 밀려나 있는 상태 2002년 1월, 프랑스가 유로를 법정통화로 지정하기 전에 쓰이던 프랑
였다. 파비앵과 무선사는 죽음을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이 되어 스의 화폐. 생텍쥐페리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방황하고 있었다. 파비앵은 여기서 빠져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보석처럼 빽빽하게 들어찬 별들을 향해 솟구쳐 사명 속에 그대 자신이 있다
올랐다. 그리고 유유히 최후의 비행을 즐겼다. 파비앵 자신과
무선사 외에는 살아남은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는 세계에서 리비에르도, 파비앵도 실명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 영웅들
말이다. 의 이야기는 완전한 허구도 아니다. 전투기 조종사였던 생텍
쥐페리는 제대 후(1926년) 에어 프랑스의 전신인 라떼꼬에르
전화선이 재개되었을 때 리비에르는 그들이 이륙한 코모 항공사에 들어가 운항부장이었던 디디에 도라(Dider Daurat)
도로 비행장에 물었다. “파비앵의 연료로 얼마나 버틸 수 있 밑에서 훈련을 받았다. 운항부장은 실로 엄격한 사람이었다.
나?” “30분” 그들은 이 밤에 어딘가에서 침몰할 것이다. 실제 “어떤 이유에서든 우편기가 늦게 도착하는 일은 용서받을 수
로 파비앵은 얼마 남지 않은 연료로 찬란하게 빛나는 밤의 구 없다”면서 부하들을 혹독하게 훈련시켰다. 그는 이 항공사에
름바다 위를 떠돌고 있었다. 곧 저 아래 영원 속으로 들어갈 서 최초로 야간비행 항로를 개척한 인물이었다. 그가 바로 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연료가 다할 때까지 마지막 비행 작품의 주인공 리비에르의 실제 모델이다. 생텍쥐페리는 이
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 것이다. 작품을 존경하는 상사 디디에 도라에게 바쳤다.
‘무거운 승리’를 짊어지고 지휘관 리비에르도, 조종사 펠르랑과 파비앵도 모두 신념
에 찬 인물들이었다. 그들의 밑바닥엔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
어느덧 새벽 2시. 결론은 자명해졌다. 아무도 더 이상 파비 이 숨어 있다. 리비에르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자 했다.
앵의 우편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세 번째 우편기 파라과이 선 의미 없는 번민과 삶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그들을 구출하
은 무사히 들어 왔다. 파리 행 우편기는 출발하지 못했다. 회 고자 했다. 그의 독백들을 들어보면 그의 사랑이 무엇인지 분
사 전체가 쑥대밭이 되었다. “하지만 초상집에서도 질서는 유 명하게 들어온다.
지되어야 한다.” 리비에르는 감독관 로비노에게 다음과 같이
전하라고 지시했다. “파타고니아 선 우편기가 상당히 연착될 “저 사람들이 행복한 것은 자신들이 하는 일을 사랑하기 때
것으로 예상됨. 파리 행 우편기가 너무 지체되지 않도록 파타 문이지. 그리고 그들이 그 일을 사랑하는 것은 내가 엄격하기
고니아 우편물을 다음 파리 행 우편물과 한데 수합할 것임.” 때문이지.” “저들을 강한 삶으로 이끌어야 해. 물론 고통도 기
모든 것이 정지되어 버린 상황에서도 리비에르는 전보들을 쁨도 따르겠지.” “나도 따뜻함 속에서 살고 싶어. 내가 사랑받
들춰보면서 항공기들을 다시 지휘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이 으려면 그들을 동정하면 돼. 하지만 난 동정을 드러내고 싶진
혼란의 와중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않아. 나는 그들을 두려움 속에서 구해야 해. 사람을 두렵게
만드는 미지의 세계에서 그들을 끌어내야 해.” “이보게, 인생
생텍쥐페리는 이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끝을 맺 에는 해답이 없다네. 다만 앞으로 나아가는 활력이 있을 뿐이
었다. “리비에르가 겪었던 패배는 어쩌면 진정한 승리에 가까 지. 이 활력을 만들어낸다면 인생의 해답은 절로 따라오게 되
워지는 하나의 약속인지도 모른다. 오로지 전진하는 사건만이 어 있지.”
중요할 뿐이다. 리비에르는 느린 걸음으로 자신의 엄격한 시
선 아래 몸을 움츠린 사무원들 사이를 지나 자기 사무실로 들
어간다. 위대한 승리자 리비에르가 무거운 승리를 짊어지고
가는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위대한 소설 「야간비행」은 비운의 조종사 파
비앵의 최후를 묘사하진 않았다. 그러나 그는 돌아오지 못했
다. 그와 무선사는 별들 속에서 산화한 것이다. 그리고 리비에
르는 그들을 가슴에 묻고, 다시 내일의 우편기를 띄우러 돌아
갔다.